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런 안보 관련 발표를 접해도 “또 원론적인 경고겠지” 하고 무심히 넘기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DMZ 지뢰 유실 소식은 좀 달랐습니다. 폭우에 떠내려온 지뢰가 우리 동네를 가로지르는 강물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결론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2026년 7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DMZ에 매설한 지뢰 일부가 폭우로 유실됐고, 임진강·한탄강 등 남북이 공유하는 하천을 통해 남측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공식 경고했습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를 조심해야 하는지,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7월 23일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지역의 폭우로 인해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에 다량으로 매설한 지뢰 중 일부가 유실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 중 일부가 실제로 폭발한 정황까지 포착했다고 덧붙였는데요.
문제는 이게 단순히 북한 내부 사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합참은 “유실된 지뢰가 남북 공유 하천을 통해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고, “유실 지뢰가 폭발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국민에게 직접 전달했습니다(파이낸셜뉴스 보도).

어느 하천을 조심해야 하나
군 당국이 지목한 유입 우려 하천은 임진강, 한탄강, 화강, 북한강, 인북천 다섯 곳입니다. 모두 북한 지역에서 발원해 남측으로 흘러 내려오는 남북 공유 하천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낚시나 캠핑, 산책을 즐기던 분들이라면 이번 발표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특히 여름철은 폭우와 상류 방류가 겹치면서 하천 수위와 유속이 크게 변하는 시기라, 평소보다 더 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왜 목함지뢰가 특히 위험한가
이번에 유실된 지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목함지뢰(PMD-57)입니다. 옛 소련이 2차 세계대전 때 개발한 나무상자 형태의 대인지뢰인데요. 길이 22cm, 높이 4.5cm, 폭 9cm에 무게는 약 420g, TNT 220g이 들어 있고 살상반경은 약 2m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함지뢰가 특히 까다로운 이유는 나무로 만들어져 금속 탐지기로 찾아내기가 어렵고, 수심이 얕은 물에서는 뜰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퓨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외에 나뭇잎을 닮은 형태의 지뢰도 확인됐는데, 역시 외형만으로는 식별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지뢰가 물살에 떠밀려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 이게 바로 이번 사안이 단순한 국지적 경고로 끝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의심 물체를 발견했다면
군 당국이 강조하는 원칙은 간단하지만 절대적입니다. 절대 만지지 말 것. 호기심에 확인해보려는 접근 자체가 대폭발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의심 물체를 발견했을 때 대응 요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물체에 손을 대거나 옮기지 않는다.
- 주변 사람들을 물체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뜨린다.
- 즉시 112(경찰) 또는 119(소방)로 신고한다.
- 전문 상담이 필요하면 1338로 연락한다.
- 신고 후에는 군·경찰의 통제 지시를 따른다.
특히 DMZ 인근이나 임진강·한탄강·화강·북한강·인북천 주변에서 캠핑, 낚시,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다섯 가지는 꼭 기억해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왜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나
이번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202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북한은 당시 남측과의 연결을 ‘영구적으로 차단한다’는 정책을 선언한 뒤, DMZ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 철책과 전술도로를 정비하면서 대량의 지뢰를 새로 매설하기 시작했습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때 추가된 대인지뢰만 수만 개 규모라고 하는데요.
원래도 DMZ에는 남한 측 약 127만 발, 북한 측 약 80만 발 등 총 200만 발 안팎의 지뢰가 매설돼 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VOA 코리아 참고). 여기에 2024년 이후 새로 매설된 물량이 더해지면서, 폭우 같은 자연재해 하나에도 유실 위험이 훨씬 커진 상황인 셈입니다.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이번 소식을 정리하면서 느낀 건, 안보 이슈가 이렇게 생활과 맞닿을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DMZ와 멀리 떨어진 도시에 산다고 해서 완전히 무관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임진강이나 한탄강 유역에 사는 분들, 혹은 그 근처로 나들이를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이번 합참 발표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낯선 물체를 보면 만지지 말고, 그 자리에서 바로 112나 119로 신고할 것.” 이 원칙 하나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