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홈플러스를 그냥 ‘집 앞 마트’ 정도로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주말이면 카트를 끌고 시식 코너를 기웃거리고, 명절엔 상품권 몇 장을 챙겨 두던 그런 곳이었는데요. 그런데 그 익숙한 간판이 지금 ‘파산’이라는 단어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2026년 7월 초 기준으로 홈플러스는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며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섰습니다. 다만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 이 글은 딱 이 시점의 기록으로 읽어 주시길 권해 드립니다.

홈플러스 파산, 지금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요?
가장 궁금하실 부분부터 짚겠습니다. 2026년 7월 3일,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회생절차가 폐지됐다는 건, 회사를 살리는 절차를 접고 사실상 파산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뜻인데요.
법원이 밝힌 폐지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구조조정과 매각(M&A)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함
- 회생계획을 이어갈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함
- 매출 감소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
쉽게 말해 ‘지금 문을 닫고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겁니다. 회생절차가 지켜주던 강제집행·가압류 방어막(포괄적 금지명령)도 이때 함께 풀렸습니다(서울신문·MBC 보도).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닌가요?
여기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는데요. ‘폐지 결정’이 곧바로 ‘파산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홈플러스는 공고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해 항고하면, 폐지 결정이 취소되고 다시 회생 절차를 밟을 여지가 생기거든요.
문제는 이 마감 시점입니다. 언론 보도가 7월 16일과 7월 20일로 엇갈려서,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기가 조심스러운데요. 그래서 저는 ‘7월 중순경까지’로만 기억해 두려 합니다. 어느 쪽이든,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자금 협상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대주주 MBK 측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을 대출하면 그중 1,000억원은 공동 연대보증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메리츠는 “지원 가능액은 최대 1,000억원”이라는 입장을 지켜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MBC·글로벌이코노믹 보도).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요?
한때 홈플러스는 이마트에 이은 업계 2위였습니다.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대구에 1호점을 연 뒤, 영국 테스코를 거쳐 성장한 30년 역사의 브랜드인데요.
전환점은 2015년이었습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규모는 보통 7조 2,000억원으로 표기되지만, 실제 인수 대금은 약 6조원이었다는 분석(비즈워치)도 있어 병기해 둡니다.
핵심은 인수 방식이었습니다. 인수 대금 중 최소 2조 7,000억원을 차입(인수금융)으로 조달한 LBO(차입매수) 방식이었거든요. 빌린 주체는 MBK였지만, 그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은 홈플러스로 넘어왔다는 평가가 뒤따랐습니다(경향신문 보도).
그리고 이어진 것이 그 유명한 ‘세일앤리스백’인데요.
MBK의 ‘세일앤리스백’이 왜 문제였나요?
세일앤리스백은 점포를 팔아 현금을 챙기고, 그 점포를 다시 임차해 계속 영업하는 방식입니다. 당장은 목돈이 들어오지만, 그때부터는 남의 건물에 월세를 내며 장사하는 셈이 되는데요.
리서치 자료를 보면 그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 2016년 핵심 점포 5곳 매각으로 6,440억원 확보를 시작
- 2024년까지 점포·물류창고 총 28곳을 팔아 4조 1,149억원 확보
- 2023년 임차료 관련 현금유출액만 4,516억원
장사가 잘되는 우량 점포일수록 부동산 가치가 높아 먼저 팔렸다는 지적이 뼈아픈 대목입니다. 알짜 자산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사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9년 7,351억원에서 2023년 3,214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한국신용평가).
물론 시대의 흐름도 겹쳤습니다. 2021~2025년 온라인 유통이 연평균 10.1% 성장하는 동안 대형마트는 연평균 4.2%씩 뒷걸음질 쳤는데요. 투자 여력이 없던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전환에 올라타지 못하고 오프라인 매장 유지에만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경향신문 보도).
그 결과가 숫자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2025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매출은 5조 7,96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겼습니다. 5년 누적 적자만 약 2조 7,341억원이었습니다(머니투데이방송 보도).

회생 신청부터 폐지까지, 시간순으로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흐름을 따라가면 단순합니다.
- 2025년 3월 4일 —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직후였습니다.
- 2025년 11월 26일 — 통매각 본입찰에 응찰 기업이 하나도 없어 무산. 이후 사업부 분할 매각으로 선회.
- 2026년 봄 — 알짜 사업부인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NS홈쇼핑이 1,206억원에 인수(본계약 시점은 4월 30일 합의~5월 7일 발표로 보도).
- 2026년 5월 10일 — 대형마트 104개 중 37개 점포를 두 달간 잠정 휴점.
- 2026년 7월 3일 —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신청 당시 홈플러스는 “모든 영업은 정상 운영된다”고 밝혔는데(지디넷코리아 보도), 약 16개월 만에 여기까지 온 셈입니다.
소비자인 저는 뭘 챙겨야 하나요?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상품권과 포인트를 가진 분이라면 지금 상황을 예의주시하셔야 합니다.
회생 폐지로 상품권 사용 중단 우려가 커지면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가 2026년 7월 3일부터 홈플러스 상품권의 등록·검색을 막았습니다.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인데요(한국경제·헤럴드경제 보도). 한때 할인 매입 후 되파는 ‘상품권 재테크’ 수단이었던 것이, 이제는 중고거래 통로마저 닫힌 셈입니다.
인수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쪽도 상품권 사용을 종료하고 포인트·적립금 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라, 당분간 소비자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러니 지금 홈플러스 상품권이나 적립 포인트를 갖고 계신다면, 사용 가능한 매장과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으니까요.
나 한 사람 문제가 아닌 이유
이 사안을 개인 소비자 관점으로만 보기 어려운 건, 걸려 있는 무게 때문인데요.
직고용 인원만 1만 2,000명 이상, 입점사·물류·납품 협력사까지 더하면 연관 고용이 약 10만 명에 이릅니다. 연 매출 약 6조원 규모의 소비도 함께 걸려 있습니다(파이낸셜뉴스 보도).
그래서 정부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은 ‘회생’보다 ‘피해 최소화’에 가깝습니다.
- 체불임금 대지급: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정부가 대신 지급
- 협력업체 긴급 유동성 지원: 4,400억원 규모, 상환유예·만기연장 추진
한편 MBK파트너스는 “투자한 2조 5,000억원 지분을 전액 무상소각해 1원도 회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브릿지경제 보도). 그럼에도 인수부터 세일앤리스백까지 이어진 경영에 대한 책임론과 금융당국 조사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렵다고 외면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레 단정할 일도 아닌데요. 지분을 포기하겠다는 대주주의 말과, 10만 명의 생계라는 현실 사이의 간극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여기까지 오면서 저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익숙하던 마트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이렇게 많은 사람의 삶과 얽혀 있는 줄, 솔직히 몰랐거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2026년 7월 초 기준의 기록입니다. 즉시항고 마감(7월 중순경)까지 2,000억원이 마련되느냐에 따라 결말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상품권·포인트를 가진 분이라면 반드시 최신 공지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30년 된 마트의 위기는, 결국 우리 동네 장바구니의 문제였습니다.’
이 글의 사실·수치는 2026년 7월 초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요 출처: MBC 뉴스 – 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경향신문 – 홈플러스 파산 위기 분석, 파이낸셜뉴스 – 10만 일자리와 6조 소비.